[야구상식] 피타고리안 승률에 대하여 (3)

팀의 득점과 실점만으로 승률을 예측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피타고리안 승률은 간단한 수학 공식으로 팀의 진정한 실력을 드러냅니다.

 

오늘은 야구 분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통계적 개념인 '피타고리안 승률'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세이버메트릭스의 핵심 지표 중 하나인 이 개념은 단순한 수식이지만 놀라운 예측력을 보여주어 야구 팬들과 분석가들 사이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득점과 실점이라는 기본적인 데이터만으로 팀의 승률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이 공식이 어떻게 작동하고, 실제 승률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2025.04.11 - [일상/한화이글스] - [야구상식] 피타고리안 승률에 대하여 (1)

[야구상식] 피타고리안 승률에 대하여 (1)

 

2025.04.11 - [일상/한화이글스] - [야구상식] 피타고리안 승률에 대하여 (2)

[야구상식] 피타고리안 승률에 대하여 (2)

 

피타고리안 승률의 활용법

피타고리안 승률은 단순한 통계적 호기심을 넘어 실제 야구 분석과 예측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피타고리안 승률을 실전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시즌 중간 팀 실력 평가

시즌이 진행 중일 때, 특히 1/3 정도 지났을 때 피타고리안 승률은 팀의 진정한 실력을 평가하는 데 유용합니다. 실제 승률에는 운이 크게 작용할 수 있지만, 피타고리안 승률은 더 큰 표본(득점과 실점)에 기반하므로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40경기에서 25승 15패(.625)를 기록했지만 피타고리안 승률이 .550인 팀이 있다면, 이 팀은 실제 실력보다 운이 좋게 승리를 거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시즌이 진행될수록 승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2. 다음 시즌 성적 예측

피타고리안 승률은 다음 시즌 팀 성적을 예측하는 데 실제 승률보다 더 좋은 지표가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전년도 피타고리안 승률은 전년도 실제 승률보다 다음 시즌 성적과의 상관관계가 더 높았습니다.

 

특히 피타고리안 승률과 실제 승률 간에 큰 차이가 있는 팀들은 다음 시즌에 '평균으로의 회귀' 현상을 보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승률 차이 범위	다음 시즌 승률 변화 평균
+.050 이상	-0.032 (하락)
+.025 ~ +.049	-0.018 (하락)
+/- .024	-0.003 (유지)
-.025 ~ -.049	+0.016 (상승)
-.050 이하	+0.029 (상승)

이 데이터는 실제 승률이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훨씬 높았던 팀은 다음 시즌에 성적이 하락하고, 반대의 경우는 성적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3. 트레이드 및 FA 결정에 활용

구단 운영진은 피타고리안 승률을 참고하여 트레이드나 FA 영입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피타고리안 승률이 실제 승률보다 높은 팀이라면, 추가 보강 없이도 다음 시즌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있어 대규모 투자를 자제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제 승률이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크게 높았다면, 그 팀은 다음 시즌에 자연스럽게 승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적극적인 보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4. 베팅 및 판타지 스포츠에 응용

스포츠 베팅이나 판타지 야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피타고리안 승률을 활용하여 시장의 비효율성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피타고리안 승률과 실제 승률의 큰 차이는 시장이 특정 팀을 과대/과소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타고리안 승률은 높지만 실제 승률이 낮은 팀에 베팅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유리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5. 팀 성적의 지속가능성 평가

시즌 중반, 특히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다가올 때 구단은 현재 성적이 지속가능한지 판단해야 합니다. 피타고리안 승률은 이런 결정에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6월까지 선두권에 있지만 피타고리안 승률이 .500 근처인 팀이라면, 이는 운이 좋게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2021년 MLB 시즌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살펴봅시다.

• 시즌 최종 성적: 107승 55패 (.660)
• 피타고리안 승률: .615 (804득점 660실점)
• 차이: +.045

이 팀은 예상보다 7-8승 더 많이 거둔 셈입니다. 이런 차이의 원인으로는 접전에서의 강한 성적(38승 17패)과 탁월한 불펜 운용이 지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2022년에는 자이언츠의 승률 하락이 예상되었고, 실제로 2022년에는 81승 81패(.500)로 무려 26승이나 줄어들었습니다.

 

이처럼 피타고리안 승률은 단순히 과거를 해석하는 도구가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는 강력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물론 팀 구성의 변화, 선수들의 성장 또는 쇠퇴 등 다른 요소들도 함께 고려해야 하지만, 피타고리안 승률은 그러한 분석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피타고리안 승률을 계산하는 파이썬 코드

제가 개발자다보니.. 아래는 팀의 득점과 실점을 입력하면 피타고리안 승률을 계산해주는 간단한 파이썬 코드도 한번 만들어봤습니다.

def pythagorean_expectation(runs_scored, runs_allowed, exponent=2):
    """
    팀의 득점과 실점을 바탕으로 피타고리안 승률을 계산합니다.
    
    Parameters:
    runs_scored (int): 팀이 득점한 점수
    runs_allowed (int): 팀이 허용한 점수
    exponent (float): 지수 (기본값 2, MLB에서는 1.83을 많이 사용)
    
    Returns:
    float: 예상 승률 (0.0 ~ 1.0 사이의 값)
    """
    return (runs_scored ** exponent) / (runs_scored ** exponent + runs_allowed ** exponent)

# 사용 예시
teams = {
    "SSG 랜더스 (2022)": {"runs_scored": 746, "runs_allowed": 551},
    "LG 트윈스 (2022)": {"runs_scored": 792, "runs_allowed": 662},
    "키움 히어로즈 (2022)": {"runs_scored": 746, "runs_allowed": 646},
    "KT 위즈 (2022)": {"runs_scored": 684, "runs_allowed": 667},
    "한화 이글스 (2022)": {"runs_scored": 601, "runs_allowed": 762}
}

print("2022 KBO 리그 주요 팀 피타고리안 승률:")
print("=" * 50)
print(f"{'팀명':<20} {'실제 승률':<15} {'피타고리안 승률':<15} {'차이':<10}")
print("-" * 50)

# 각 팀별 승률 계산
actual_win_pct = {
    "SSG 랜더스 (2022)": 0.571,  # 80승 60패 4무
    "LG 트윈스 (2022)": 0.571,   # 80승 60패 4무
    "키움 히어로즈 (2022)": 0.536, # 75승 65패 4무
    "KT 위즈 (2022)": 0.500,     # 70승 70패 4무
    "한화 이글스 (2022)": 0.321   # 45승 95패 4무
}

for team, stats in teams.items():
    pyth_win_pct = pythagorean_expectation(stats["runs_scored"], stats["runs_allowed"])
    actual = actual_win_pct[team]
    diff = actual - pyth_win_pct
    print(f"{team:<20} {actual:.3f}{' '*10} {pyth_win_pct:.3f}{' '*10} {diff:+.3f}")

print("=" * 50)
print("참고: 양수 차이는 '운이 좋았다', 음수 차이는 '운이 나빴다'를 의미")

이 코드를 실행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2022 KBO 리그 주요 팀 피타고리안 승률:
==================================================
팀명                 실제 승률          피타고리안 승률      차이      
--------------------------------------------------
SSG 랜더스 (2022)    0.571          0.646          -0.075
LG 트윈스 (2022)     0.571          0.589          -0.018
키움 히어로즈 (2022)   0.536          0.573          -0.037
KT 위즈 (2022)       0.500          0.513          -0.013
한화 이글스 (2022)    0.321          0.382          -0.061
==================================================
참고: 양수 차이는 '운이 좋았다', 음수 차이는 '운이 나빴다'를 의미

이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2022년 SSG 랜더스는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실제 승률이 약 7.5% 낮았습니다. 이는 득점과 실점을 고려했을 때 기대했던 것보다 운이 나빴음을 시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죠.

결론

피타고리안 승률은 야구 분석에서 가장 오래되고 신뢰할 수 있는 세이버메트릭스 지표 중 하나입니다. 득점과 실점이라는 기본적인 데이터만으로 팀의 '진정한' 실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여전히 높습니다.

 

이 공식은 단순히 '운'을 측정하는 도구를 넘어, 팀의 미래 성적을 예측하고, 재정 및 인력 운용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실용적인 도구입니다. 그렇기에 현대 야구에서는 구단 운영진부터 열성 팬까지 모두가 이 개념을 이해하고 활용하고 있습니다.

 

피타고리안 승률이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야구 팬이라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승패 기록 너머를 바라보는 더 깊은 통찰력을 얻기 위해 꼭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올 시즌 한화이글스의 도약을 꿈꾸며..